감자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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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만큼 유럽문명을 바꿔놓은 것도 드물다. 16세기말 감자가 도입되면서 유럽인들이 마침내 만성적인 기근으로부터 해방됐기 때문이다. 밀 외에는 식량자원이 부족했던 유럽인들은 항상 먹을거리 걱정이 심했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역사가 테오필로 루이즈에 의하면 중세시대에 3~5년마다 기근이 유럽을 강타했다. 역사학자 리처드 던에 따르면 1565년 한 해만 해도 함부르크 주민 4분의 1, 1575년 이후 3년간 베네치아의 주민 3분의 1, 1656년 나폴리 인구 거의 절반, 프랑스 보베의 경우 매년 전체 어린이 3분의 1이 기근으로 사망했다. 유럽인들이 포크와 스푼을 사용한 것도 18세기 이후다.

이런 상황에서 일조량과 거의 관계없이 많은 식량을 제공하는 감자는 신이 내린 선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17세기 이후 유럽의 인구가 급증한 것 역시 감자 덕이라고 한다. 괴테는 “신대륙에서 온 것 중에서 악마의 저주와 신의 혜택이 있는데 전자는 담배이고 후자는 감자다”라고 했다.

감자는 ‘맛있는 뿌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감자의 영문인 포테이토의 어원은 감자의 원산지로 알려진 페루로부터 찾을 수 있다. 고대 페루에서는 감자를 파파(papa)로 불렀다. 그러나 유럽에 전해지면서 파타타(patata)로 불리게 되었다. 유럽인들은 감자가 캐러비안 지역에서 먼저 전해진 고구마, 즉 파타타와 비슷해 파타타로 불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감자가 들어온 것은 2세기 이상 더 지나서였다. 북방설과 남방설이 함께 존재한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조선 순조 1824~1825년 사이에 명천의 김씨가 북쪽에서 가지고 왔거나 청나라 사람들이 인삼을 몰래 캐러왔다가 떨어뜨리고 간 것이라고 되어 있다.

또 김창한이 1862년에 내놓은 ‘원저보(圓藷譜)’에 따르면 1832년 영국 상선 로드 ‘애머스트’호가 전북 해안에 체류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 귀츨라프 선교사가 감자 씨를 농민에게 나누어 주고 재배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 이후 1920년 독일에서 현재 감자 품종의 일종인 ‘난곡 1, 2, 3호’가 도입됐고, 1930년 일본 홋카이도로부터 ‘남작’이라는 품종도 도입됐다.

감자하면 아일랜드의 애사(哀史)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840년대 말 아일랜드에서는 10년 동안 감자 대기근(Great Potato Famine)으로 100만명이 굶어 죽고 300만명이 조국을 떠난 비극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캐네디 전 미국 대통령도 당시 아일랜드 이주민 후손이다. 최근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타국으로 직장을 찾아 떠나는 아일랜드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경제 붕괴로 물가와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서 일자리를 얻고자 떠난다는 것이다.

아일랜드가 감자대기근을 겪게 된 것은 농부들이 제한된 토지에 단일 품종의 감자를 심어 생산력을 극대화하려다 ‘감자마름병’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미국 발 금융위기 역시 명목상의 부(富)만 창출하는 파생상품으로 경제가 ‘마름병’에 걸린 셈이다. 둘 다 지나친 욕심이 낳은 결과다.

가난했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감자의 역사처럼 인류가 기근으로부터 해방된 것도 얼마 안된다. 특히 대한민국의 가난은 심했다. 1961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82달러로 170달러인 아프리카의 가나, 254달러인 필리핀만도 못했다. 우리의 꿈은 언제 저들 나라만큼 잘 사느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2007년 현재 가나는 590달러, 필리핀은 1620달러에 불과하다. 한국은 1만9690달러에 세계에서 13번째로 잘 사는 나라로 성장해 있고, 올해는 수출 4000억달러를 달성하기도 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고, 고지가 가까워 올수록 산은 가파른 법이다. 선진국이라는 고지를 오르기 위해서는 이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무엇보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와 저력을 모아야 할 때다. 더구나 이번 경제위기는 전 세계가 함께 겪는 고통이지 않은가.

출처 : http://blog.daum.net/leadership21/86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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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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